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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스펙' 넌 어디까지 가봤니?-下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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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취업지원실 | 조회수 | 2180 |
작성일 | 2011-08-09 10:10:13 | ||
佛 인턴만 잘해도 취업-日 대학생활.적극성이 척도
과잉 스펙 기업이 먼저 나서서 해결해야 (파리.도쿄.서울=연합뉴스) 김홍태 이충원 특파원, 기획취재팀 = 대학생들의 취업 '과잉 스펙'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들의 사례는 롤모델(Role model)이 되기에 충분하다. 역사, 제도, 가치관은 다르지만 우리와 다른 점을 추적하다 보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 '실습 프로그램이 스펙쌓기'-프랑스 프랑스 대학생들도 물론 취업을 위해 '스펙쌓기'를 하지만 우리나라 대학생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문어발식 스펙쌓기'보다는 실제 자신이 나중에 취업할 분야에서 직접 일해보는 실습 위주의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스펙'을 쌓는다. 무조건적인 '스펙쌓기'가 아니라 어떤 것을 배워야 하는지를 먼저 생각하고 인턴에 나선다는 점에서 우리와는 차이가 크다. 단순히 겉보기에 좋은 스펙을 쌓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회사나 기관 등에 지원을 해 관련 경험을 쌓아가기 때문이다. 일반 대학생들의 경우 보통 1∼2학년 때는 용돈을 버는 차원에서 아르바이트나 인턴을 하지만 3학년이 되면 자신이 선호하는 분야에서 인턴 실습을 한다. 또 대학원생이나 대학 졸업생들도 자신의 전공 관련 업계에서 인턴 직을 찾아 6개월에서 1년 정도 일하는 경우가 많다. 고급 엔지니어를 배출하는 3년제 그랑제콜은 인턴십이 아예 제도화돼 있다. 보통 1학년 때는 '실무 훈련'을 받고, 2학년 때는 본격적인 '기술 실습'을 거친 뒤 3학년 때는 인턴으로서 실제 일을 하면서 실무를 익힌다. 특히 각 그랑제콜은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대학생들을 인턴으로 받아들여 훈련을 시키는데, 인턴을 하다가 그 직장에 정식 고용되는 경우도 많다. 기업들은 그랑제콜 학생들을 이미 능력이 검증된 인재들로 평가하고 있다. 그랑제콜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고교 졸업 후 2년의 준비기간을 거처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지원자가 어느 분야에서 얼마나, 어떤 생각을 갖고, 또 얼마나 성실하게 인턴을 했는지를 우선 순위로 둔다. 그랑제콜이나 인턴 과정 자체가 스펙인 셈이다.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직장에서 실제 업무에 도움이 되는 사원을 원한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경우도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3학년이 되면 2주 정도 의무적으로 인턴을 이수하도록 커리큘럼이 짜여져 있다. 사회생활을 미리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차원이다. 물론 프랑스에서도 유명 대기업에 입사하려면 어학 점수가 중요하고 다른 스펙들을 많이 쌓은 지원자가 유리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영어점수는 토익 750점 이상이거나 구술면접을 통과할 정도면 되고, 스펙도 기업들이 해당 분야를 먼저 보기 때문에 해당 분야 인턴십을 제대로 이수한 경우라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대학 졸업생들은 말한다. 일반 대학에서 상경계열을 졸업한 학생들도 더 좋은 직장을 갖기 위해 2년간 3만∼4만유로에 달하는 MBA 과정을 밟거나 그랑제콜에 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들은 그랑제콜이 파트너십을 체결한 기업의 지원을 받아 학교를 다니기 때문에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일반대학을 나와 상경계 그랑제콜을 거쳐 직장 생활 3년째인 나디아 페크레스(26)는 "그랑제콜 3년간 매년 인턴을 했기 때문에 스펙 쌓는 것을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기업에서 열심히 실습을 해 인정을 받으면 되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 '구직자들이 신경 쓰는 건 이력서 쓰기'-일본 일본 가쿠슈인(學習院)대 일어교육과 4학년생인 신부헌(28)씨는 최근 일본 주택전문 기업인 스미토모(住友) 임업과 니혼게이자이신문사에 취업 원서를 내놓았다. 대학 재학 중 재일한국유학생연합회 회장을 지냈을 정도로 활동적인 성격인 신씨는 스미토모 임업의 신규사업 개발 부서에서 일하거나 니혼게이자이신문사의 기자가 되길 원한다. 신씨가 이 같은 유망 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신경을 쓰는 건 토익이나 토플 점수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이력서 양식에 자신의 장점, 지원 동기 등을 자세히 적어넣는 '엔트리 시트'를 잘 쓰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기업에선 학교 성적이나 토익 점수 같은 '스펙'보다는 대학생 시절에 뭘 하고 지냈는가, 얼마나 적극적인가라는 점을 중시하거든요." 영어 점수는 토익 600∼700점대 성적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서류 전형을 거치고 나면 기본 학력·적성 검사에 해당하는 'SPI(Synthetic Personality Inventory)' 시험을 치러야 하는 회사가 많다. '유토리(여유) 교육'과 '학력 중시 교육'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다 보니 요즘 일본 젊은이들의 기초 학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그야말로 기본 학력을 테스트하기 위한 시험이어서 일반적인 대학생 수준의 지식과 추리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 통과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후에는 면접을 여러 차례 치르는 회사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일본 기업은 영어를 잘 구사하는 인재가 필요하지 않은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일본 기업도 영어를 잘하는 인력이 필요하지만 한국 기업과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 한국의 대기업이 각종 '스펙'을 갖춘 인재를 뽑는다면 일본 기업은 의욕이 있는 젊은이를 뽑아 장기간의 연수 기간에 필요한 '스펙'을 갖추게 한다. '산토리푸드'는 입사 반년 전부터 18개월 동안 장기연수를 시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종합 상사인 이토추(伊藤忠)는 영어를 못하는 사원은 영어권으로 발령내 영어 구사 능력을 갖추게 하고, 영어를 할 줄 아는 사원은 비(非)영어권에 발령내는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본 기업은 한국과 달리 기업 초봉이 그리 많지 않고, 사실상의 채용 시기가 빠르다. 일본 대졸자의 초봉은 대개 20만∼30만엔 수준이다. 여기서 한국보다 훨씬 높은 비율의 각종 세금과 준조세를 제외하고 나면 남는 게 없다는 불만을 살 정도다. 상당수 일본 젊은이들이 부모에게서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는 데에는 이런 상황도 반영돼 있다. 일본 기업은 정식으로 채용하기 전에 대학 3, 4학년생들을 '내정'한다. 일본 경제 사정이 좋았던 1990년대나 2000년대까지만 해도 상당수 학생들이 3학년 여름방학이 끝나고 나면 기업의 내정을 받았다. 최근에는 3학년 내정은 줄어들고, 내정 시기가 점점 늦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아직도 이른바 명문 국립·사립대생들은 4학년 여름방학이 끝나기 전까지 취직할 곳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과잉 스펙' 철폐 기업이 먼저 나서야 과잉 스펙은 청년 실업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만큼 단시간 내 해결하기는 어렵다. 희망적이라면 앞으로 10년 정도만 지나면 청년층 인구의 감소로 문제가 자연적으로 풀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향후 6∼7년 가량 청년실업은 여전히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이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과잉 스펙 문제는 채용의 주체인 기업이 앞장서야 한다. 금방 수치화되는 스펙보다는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장기적으로 실무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잣대로 인력을 채용하는 시스템을 과감히 도입해야 한다. 현재 대학생이 쌓는 스펙이 실제로 기업이 필요한 사원의 능력과 괴리가 있다는 것이 입증되는 순간 기업들은 이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채용 방식에 반영해야 한다.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교수는 "채용 문제는 민간이 공공 쪽을 따라 하는 경향이 큰 만큼 공기업이 먼저 시작하는 게 좋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한국전력, 가스공사, KT가 영어 성적을 채용 기준으로 삼지 않겠다고 하면 다른 기업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우 교수는 "앞으로 2∼3년 안에 협업 능력이 중요해질 텐데 기업 입장에서 귀찮더라도 숫자로 표시되는 스펙보다 이런 능력을 갖춘 인재를 가려내는 방향으로 채용 방식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년 실업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학벌주의 타파도 해묵은 과제다. 10∼20년이 걸리더라도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하는 과제다. 기업들은 학력보다 잠재력, 창의력을 보고, 정부는 대학 진학률이 한국보다 40%포인트 이상 낮은 독일이나 프랑스처럼 고교만 졸업해도 양질의 일자리를 잡고 인생을 노후까지 보장받는 사회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노동연구원 금재호 박사는 "지금은 학력 과잉 사회여서 고교 졸업생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자리도 대학생을 뽑는다"면서 "기업들이 전향적으로 고졸 인력을 우선 채용하면 학벌 사회가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 박사는 또 "정부의 일자리 만들기 정책도 지금보다 더 급진적이고 전진적이 돼야 한다"며 "이런 정책이 영구적으로 필요한 것도 아니고 인구 분포를 볼 때 길어야 7년 정도일 것이므로 정부와 기업, 사회가 조금씩 양보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hongtae@yna.co.kr faith@yna.co.kr chungwon@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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